프리랜서일기

5년만에 다시 찾은 상하이

죠니워커 2011. 5. 1. 21:57

프리랜서로 나선지 3년차.

어느덧 프리랜서로 수시로 용역 뛰는 일 외에도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의 판매도 병행하게 되었다.

작년에 뜻밖에도 국내에서 제법 판매를 한 후 동업하는 회사에서 중국에 지사를 만들게 되어 중국에서도 판매를 도모해보게 되었다.

 

이번에 중국에 간 출장은 내 전직장이기도 한 지멘스의 중국 사용자 컨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함이다.

주목적은 컨퍼런스 전시장에 부스를 하나 얻었는데 거기서 내 제품 홍보를 하기 위함이다.

 

 

장소가 좀 생소한 곳이었는데 중국 상하이에서 항저우만을 바다를 건너 아래쪽에 있는 닝보(宁波, 번체로는 寧波) 라는 도시였다.

저장성(浙江省 )에서 항저우와 더불어 주요도시 중 하나이다.

나름 최근 비즈니스도 발달하고 있고 과거 신라시대때 장보고와 교류도 많았던 도시라 한다.

상하이에 내려서 시외버스를 타고 항저우만을 건너 닝보로 향했다. 바다위를 가로지르는 힝저우만 대교는 대단히 길었다. 자동차로 20여분을 달렸다.

 

 

컨퍼런스 공식 행사는 수요일부터라 우리는 숙소를 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근처에 밥먹을곳을 찾아나섰다.

 

 

 

나름 괜찮은 식사였다. 각종 해산물 재료를 보고 우리가 직접 골라서 요리 주문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만난 저장성의 맥주 설화. 항저우에서 만든다고 하며 쌀로 만든 맥주라고 한다.

 

 

가볍게 식사를 하고 호텔에 오며 슈퍼에서 맥주를 다양하게 사 와 봤다.

어느것을 먹어도 카스나 하이트보다는 맛있다.

외국 여행 중 만나는 현지의 다양한 맥주는 큰 즐거움이다.

여기에 있는 하얼빈맥주, 항저우 맥주, 칭다오맥주 등을 만나면 마치

하얼빈, 항저우, 칭다오 에서 온 처음 만난 다양한 외국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기분이다.

 

 

전시 부스이다. 여기 Gear Doctor가 내 제품이다.

나름 틈새시장을 잘 개척하여 작년에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에 제법 팔린 나의 제품이다.

 

 

중국 컨퍼런스에 두번째 참가인데 항상 느끼는건 역시 경제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힘은 우리나라보다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관련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고객의 수나 열기가 우리나라의 컨퍼런스를 휠씬 뛰어넘는다.

컨퍼런스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 밖에 전시부스에서 내 제품에 관심을 갖는 고객에게 상담을 진행하였다.

저 고객은 내 노트북에서 보여주고 있는 동영상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단 하루였지만 나름 많은 고객을 만났다.

사줄지 안사줄지는 몰라도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은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성과 있을거라 생각된다.

 

 

컨퍼런스가 끝나고 저녁때 갈라 디너가 벌어졌다.

김연아 선수도 정규 경기가 끝난 후 갈라쇼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갈라의 뜻을 찾아봤더니 축제 같은 의미였다.

총 2박3일의 일정 중 첫날은 중국 각지에서 고객이 도착하고 호텔 체크인 하고 오후 3시부터 전체 세션이 있다.

둘째날은 본격적으로 각 고객사의 사례 발표가 있고 이 갈라 디너가 벌어지고 사실상 컨퍼런스가 끝이 난다.

한국에서는 보통 같은 컨퍼런스가 1박2일로 진행되고 둘째날 점심시간에 끝나는데 중국은 나라가 크다보니 집에가는데도 하루를 할애해주는것 같다.

 

 

셋째날 우리는 상하이로 이동하였다.

닝보라는 도시가 우리나라에서 직항이 없다보니 칭다오나 베이징을 경유해야 하는데 그나마 주말이라 표를 못구하여 다음날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출발하는 표를 구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5년만에 다시 찾은 상하이다.

옛날처럼 택시타고 여러군데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은 안들어 그냥 걸어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와이탄 (外滩)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같이 출장을 간 우리 사장하고 같이 강변의 식당에서 밥먹고 술도 한잔 걸치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와이탄 거리를 다시 나섰다.

강건너 푸동지구의 동방명주를 중심으로 한 상하이의 야경이 무척 아름답다.

동방명주의 불빛은 시시각각 색깔이 변한다.

 

 

지나고 보니 그날 밤 사진을 많이 못찍은것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상하이 와이탄 지역은 옛날 19세기부터 유럽 열강들의 조차지역으로 발전하며 서구식 분위기로 발달한 곳이긴 한데

어딜가나 여기가 중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서구식 분위기였고 대체로 사람들이 영어가 아주 잘 통했다.

아주 서양식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맥주집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고 일찍 들어왔다.

시간은 아직 10시도 안됐고 나는 술이 더 필요했으나

이런~ 와이탄 지역은 고풍스런 거리 분위기를 정부가 관리하는지 상점이 전무하였다.

 

다음날 아침.

아침이나 먹어볼까 하고 맥도날드나 버거킹을 찾아나섰다.

그러나 어제 밤 알게된대로 여기는 상점이 전무하고 그나마 패스트푸트점은 9시나 되야 시작하였다.

어차피 호텔에서도 아침밥을 주니 그걸 먹고 오전 반일 관광에 나섰다.

 

 

상하이 와이탄은 동방의 파리 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서울역 또는 서울시청 같은 분위기의 19세기 서양풍의 건물이 아주 많다.

이곳들은 현재 거의 은행 또는 증권사로 이용되고 있으며 중국의 월 스트리트 로도 불린다.

 

 

헉 중국의 월 스트리트 라는건 인정하겠는데 이건 뉴욕 증권거래소 앞의 소 동상과 너무 흡사한것 같다.

 

 

동방명주가 있는 푸동으로 건너가는 하저 터널이다.

편도 45원 왕복 55원으로 싸지는 않지만 교통수단이라기 보다는 볼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차를 타고 강을 지하로 건너간다.

 

 

강 아래 터널에서는 마치 놀이공원의 놀이기구 처럼 이런 환상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재미있었다.

 

 

 5년만에 다시 찾은 동방명주.

자세히 보니 유리닦는 아저씨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유리를 닦고 계신다. 허겁.

 

 

동방명주에서 내려다 본 와이탄의 전경.

아름다운 도시이다.

 

 

아주 즐겁고 보람된 출장이었다.

앞으로의 내 인생도 잘 풀려나가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