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에서 밤을 보낸 후 또다시 열심히 다음 행선지로 출발.
오늘은 여행의 실질적 마지막날. 좀 바쁘다. 거리가 먼 전주한옥마을로 가서 제대로 놀아야 하며
중간에 보성 녹차밭도 방문하여야 한다.
보성녹차밭 나도 처음 가보는데 여러군데 있는게 아니고 검색해서 나오는 보성녹차밭은 오직 한군데. 대한다원.
주차장도 잘되어 있고 입장료를 받는 만큼 구경도 편하게 길이 나 있다.
녹차 아이스크림. ㅎㅎ
전주로 가는길에 순천을 들르도록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한다.
순천만에 짱뚱어 매운탕집을 검색해서 가다가 여수 간장게장이 생각이 났다.
여수는 최근에도 두번이나 가본곳. 간장게장 먹을만하지.
조금 행선지를 변경하여 여수 간장게장 골목으로 향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유명하다는 황소나 두꺼비 간장게장은 줄을서서 기다린다.
온 천지에 간장게장집인데 왜 줄을 서서 먹냐고 생각하며
서울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 가면 다 맛있는 원조 떡볶이들이고 신림동 순대 골목에 가면 다 맛있는 순대볶음이라는 나의 경험에 따라
주차가 가능한곳에 무조건 주차하고 들어갔다. 사진은 지워졌는데 대로변에 여성간장게장.
이거 정말 맛있었다. 꽃새우라고 하셨던가. 찬으로 나오는건데도 몇번이고 서비스로 더 주셨다.
식도락 여행이라고 따라나선 내 아들. 이제는 아빠의 내공을 완전 인정.
아무 생각없이 간장게장을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그래도 먹자고 나선 여행. 또다른 먹거리를 향해서 부지런히 이동하여 점심시간 약간 지난 시간에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하였다.
내가 아들에게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하루에 4끼를 먹을거니 가는곳마다 너무 과식하지말고 마음의 준비를 잘 하라고.
첫번째 방문지는 이곳 가인막걸리.
벽에 걸린 주전자가 정겹다.
막걸리 플라스틱 병이나 캔에서는 느껴질수 없는 대단한 전통적인 느낌과 포스.
18000원짜리 막걸리 한주전자를 시키면 사실 플라스틱병에 든것을 세병을 부어서 준다만 주전자 느낌이 나는 막걸리에다 저만큼의 찬이 차려진다.
내가 아들에게 부탁한다. 여기 모든 접시에 있는거를 다 맛을 보되 여기서 뻗으면 안된다. 앞으로 3끼를 더 먹어야 된다.
벌건 대낮에 막걸리 엄청 마시고 아들과 뜨거운 여름 길거리로 나선다.
얼굴이 화끈 온몸이 화끈. 알딸딸. 비틀비틀.
풍남문을 지나 남부시장으로 들어선다.
각종 길거리 음식 먹거리들이 대단하다.
아들아. 아빠도 그동안 힘든 인생을 잘 참고 살아왔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되고 반드시 3끼를 더 먹어야 한다.
아버지의 부탁.
남부시장을 온것은 오로지 이 피순대를 먹기 위함
피순대. 대단히 특이하고 유니크한 음식이기는 하다만 첫 인상이 강렬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찬양하는 음식인데 꼭 나하고 맞지 않을수도 있다는것. 그래도 다음에 전주에 오면 막걸리 안주로 또 찾을것 같다.
4끼는 나도 도저히 못먹겠고 3끼로 줄이고 마지막으로 전주의 명물인 가맥으로 향했다.
전주의 가맥이 뭔가하면 가맥 가격에 술을 파는 술집이라고 생각된다.
여행의 마지막날 밤 마지막 술자리.
아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카메라를 타이머 해놓고 한번 찍어봤다.
카메라 셔터가 터지는 순간 둘다 약간 긴장하여 의도치않게 어색한 표정이 나온것 같으나 우리는 4일내내 좋은것 먹고 부자간에 대화를 많이 하였다.
아들이 앞두고 있는 군 입대 문제라든지, 최근에 사귀게 된 여자친구 이야기.
그리고 아빠는 공대를 나와서 공대교수를 하는데 아들은 왜 국문과를 가서 문학을 하는지.
본인이 경험한 대학생활을 바탕으로 아빠가 교수로 살아가는데 도움되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아들에게는 공개하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아들과 정말 즐거운 여름 여행이었다.
1년내내 야근하고 주말에 일해도 이런거 한번만 있다면 인생은 충분히 살만한 인생이라 느낄 정도로 즐겁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