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여행 6일 - 이탈리아, 소렌토, 카프리섬, 나폴리

죠니워커 2006. 9. 4. 22:40

나와 비슷한 코스의 패키지 여행을 하실분들을 위해 알려드린다면 거의 모든 한국 여행사 상품 중 나폼소 코스에서는 카프리섬 관광이 옵션이다.

아침에 폼페이 구경은 공통이고 오후에 카프리섬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렌토가 잘 보이는 언덕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소렌토를 멀리서 바라보고 사진찍고 나폴리를 돌아 호텔로 돌아오는 코스라고 한다.

옵션을 선택하게 되면 우선 전철을 타고 소렌토 시내까지 진입한 후 해변으로 내려가 카프리섬으로 배를 타고 가게 된다. 카프리섬에서는 다시 배를 타고 나폴리로 들어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1인당 15만원 정도를 더 쓰게 된다.

이 코스를 옵션으로 만든 이유는 카프리섬으로 가는 배가 날씨가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뜨기 힘들고 카프리섬 정상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도 운행하지 않을 수가 있는데 한국에서 이미 요금을 다 받은 상태에서 여기를 못간다고 환불해 주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좋다. 가이드 말을 다 믿기로 하고 나는 카프리섬에 그정도 돈을 주고 갈만하다고 느꼈기에 별 불만이 없다. 한국에서 다른 분들이 카프리섬 옵션은 안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왔지만 역시 현지에 가면 옵션을 거부하기가 힘들다.

 

이리하여 우리는 전원 옵션을 선택하고 전철을 타고 폼페이 역에서 소렌토까지 이동하였다.  40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시골열차 같은 소박한 분위기의 열차였다.

소렌토는 해안의 절벽 위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도시이다. 돌아오라 소렌토로 라는 노래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 일행은 소렌토 중앙역에 도착하여 서둘러 준비된 미니버스를 탔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가이드는 이동시간이나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스타일이라 항상 바쁘게 움직였다. 소렌토역 부근이나 소렌토 시내를 좀 더 구경하지 못하고 서둘러 버스에 실려가는 기분이다. 버스를 타고 해변으로 절벽을 꼬불꼬불 내려가는 도로를 달렸다. 나는 그 와중에 차창 밖으로 소렌토 시내의 풍경을 몇 장 찍었다. 내가 상상하던 전형적인 남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이었다.

시간에 쫓기는 패키지 여행이아니고 자유여행으로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한나절 정도 천천히 걸어서 구경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해변에 도착하여 배를 타기 전에 잠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소렌토 구경은 이걸로 정리하여야 한다. 절벽 위에 늘어선 건물들을 찍어보았다.

 

배를 타고 떠나며 멀어지는 소렌토의 모습도 몇 개 찍어보았다.

 

 

드디어 카프리섬에 도착하였다.

나의 로마 역사 지식으로는 로마 2대 황제인 티베리우스 황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우선 떠올랐다. 티베리우스 황제는 강인한 의지를 바탕으로 안정된 정치를 펼친 면도 있으나 야사에 떠도는 각종 기행과 말년에 로마를 버리고 이곳 카프리섬에 틀어박혀 정치를 했다는 특이한 이력으로 인하여 비평도 많이 받았다.

그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라는 말도 된다.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도 자신의 사유지였던 몇 배나 더 큰 섬을 이 섬과 맞바꾸기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어쨌든 고대 로마의 황제들이 좋아했던 그 아름답고 작은 섬으로 이제 우리가 들어간다.

 

 

여기도 우선 차를 타고 절벽을 올라가야 한다.

카프리섬에만 있는 오픈카 스타일의 택시를 탔다.

정말 절벽을 꼬불꼬불 아찔하게 올라갔다.

이러한 절벽 길 때문인지 카프리섬 내부에서는 카프리 자체의 운전면허가 있어야 차를 몰 수 있다고 한다.

절벽길에서는 무서워서 손잡이를 꼭 붙잡고 있느라 사진은 하나도 못찍었다.

 

이제 카프리 섬 정상까지 이렇게 생긴 리프트를 타고 가게 된다. 리프트를 타는 자체도 엉덩이가 서늘할 정도로 스릴 있고 올라가며 섬의 경치를 두루 구경하게 된다.

 

마을 전체가 하얀집 일색이다. 남유럽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생각된다. 마을 가운데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활의 중심인 성당도 보인다.

 

 

정상에는 간단하게 카페와 전망대 시설이 있다. 음료수는 안 사먹고 사진만 찍었다. 눈이 시리게 파란 바다이다.

 

 

로마 황제들은 이 섬에 칩거하며 저런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내려오는 길은 더 스릴 있고 재미있었다.

 

이제 카프리 섬의 구경을 마무리하고 나폴리로 이동한다.

 

나폴리는 구경이라고 할 것도 없다. 시간이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으므로 항구에서 버스만 타고 바로 로마로 출발하게 된다. 이렇게 나폴리를 그냥 흘려 보내는 이유는 나폴리는 이제 단지 항구에 들어서며 배위에서 바라보는 정도가 멋있고 시내에 볼거리는 다른 도시들 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세계 3대 미항 이라는 것도 옛날 이야기라고 한다.

 

이탈리아는 남북 문제가 심각하다. 로마를 기점으로 아래쪽 지방은 못사는 지방, 밀라노를 정점으로 북쪽 지방은 잘사는 지방으로서 남북의 대립도 심각하고 소득 불균형도 심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나폴리는 이제 몇 십년째 개발이 안되고 방치된 지저분한 건물들과 우범지대가 많아진 문제 있는 도시라는 것이다.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내가 믿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산타루치아 노래에서 행복의 나폴리, 그리고 내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라고 하는 구절이 떠오르는데 이렇게 아름답게 노래되던 나폴리가 이렇게 되었다는것은 가슴아픈 일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배를 내려서 항구 바로 앞에 있는 성을 찍어보았다. 이 성은 12세기 정도에 프랑스계 정복민들이 세운 성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고유의 성은 아니리라. 설명을 많이 듣지는 못했으나 18세기까지 나폴리 왕국의 왕이나 귀족들이 사용하였으리라.

 

 

배에서 내릴 때 소나기가 오더니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데 바다 위에 무지개가 떴다. 완벽한 추억 만들기이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안에서 나폴리의 건물들을 몇장 찍어보았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선입관이 생긴 때문인지 건물들은 다 지저분해 보였다.

 

어느 이름 모를 성당의 탑. 오래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또 다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골목의 모습도 지저분하고 무서운 분위기였다.

 

버스를 타고 저녁 9시경 로마의 한국식당에 도착하여 된장찌게를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정말 빡빡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