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좋아하는 내 친구 한명이 전에부터 지리산 둘레길이나 제주도 올레길 가자고 노래를 부르다
이번에 월요일이 회사 창립 기념일이라 2박3일 일정 나온다고 나보고 제주도 같이 가자는 것이다.
나같은 사람 말고는 월요일날 시간 낼수있는 사람이 있겠나.
결국 비행기표도 자기가 대고 나를 모셔가다시피 했다.
나는 못이기는체 하고 따라 나섰고
제주도 올레길 개발되서 홍보된지도 얼마 안되는데 인기가 대단하다는것을 느꼈다.
공항에서부터 등산복을 완벽하게 입고 배낭 짊어지고 손에는 무시무시한 캐논 EOS 카메라를 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 대부분이 우리와 같이 시외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한다. 다들 올레길 가는 사람들인것 같다.
올레길은 동쪽 성산일출봉부터 1코스가 시작되며 제주도를 시계방향으로 돌아 서쪽에 14코스까지 있다.
나는 친구에게 코스선정을 다 일임했다.
그냥 처음이니 무작정 1코스로 향했다.
1코스 안내소에서 이렇게 생긴 패스포트를 판다. 가격은 만오천원.
가는곳 마다 코스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중간에 한군데서 스탬프를 찍을수 있다. 여기 왔다는 기념도 되고 나중에 어디 가봤는지 기억하기에 좋을 것이다. 사람들은 스탬프를 다 찍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코스를 열심히 다니기도 할것이다.
1코스가 시작되는 입구이다.
중간중간에 파란색 페인트로 화살표를 표시해놓았다. 실제로 그걸 보고 길을 찾는다.
첫번째 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성산 일출봉
중간중간에 이런 문이 있다. 사유지에서 철조망으로 쳐놓고 그 안에서 소를 방목하기 때문에 사람은 지나갈수 있고 소는 못지나가는 저런 문들이 있다.
산을 내려와 아스팔트길로 이어진다.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 아가씨가 계속 보인다.
혼자 온것 같다. 외로워 보이는데 동무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성산 일출봉 아래서 1코스가 끝났다. 여기까지 15킬로 이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숙박을 한다. 올레길에는 중간중간에 이런 민박집 또는 게스트하우스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아주 편리했다.
1코스를 끝내고 게스트 하우스로 가기 위해 2킬로를 더 걸었다.
평소에 워낙 운동을 안하던 터라 역시나 다리가 힘들다. 다리가 천근만근 하는것 같다.
게다가 발바닥에 물집이 잡힌 느낌이 온다.
어쨌든 간신히 짐을 풀고 첫날은 이곳 근처 식당에서 제주도 흑돼지 오겹살을 구워먹으며 한라산 소주를 마시고 잘 잤다.
둘째날 아침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걱정되었지만 밴드를 붙이고 일단 길을 나섰다.
다리가 엄청 뻐근하지만 걷다보면 낫겠지 하고 출발했다.
2코스 시작 부분은 바다와 연결된 약간 내륙인데 군데군데 바위가 물위로 드러나 있고 잔잔한 파도가 치는 아주 멋있는 곳이었다. 한동안 머물며 파도소리를 들으며 쉬었는데 정말 마음마저 고요해지는 느낌이었다.
습지위의 길을 지나 이제 어느 마을로 들어선다. 전형적인 제주도의 시골 마을의 모습
제주도 사람들은 다 친절했다.
중간중간에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먼저 인사를 건네고
어느 성당앞을 지나는데 굳이 우리를 불러서 공짜 커피를 대접해준다.
성당에서 만난 분이 2코스는 이제 여기부터는 별 볼게 없으니 버스타고 6코스로 가라고 한다.
역시 올레길의 꽃은 6코스와 7코스라고 한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6코스 입구인 효돈 이란 곳의 쇠소깍으로 갔다.
보목 포구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점심으로 성게칼국수를 먹으라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했다.
점심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그날은 이 이후에 사진을 별로 못찍었다.
어제 발바닥에 잡힌 물집이 심해진것 같다. 빨리 걸을수도 없고 걸을때마다 통증이 와서 무척 괴롭다.
친구가 배낭에 달고 다니던 등산스틱을 건네준다. 그걸 양쪽에 잡고 딛으며 걸으니 역시 체중이 분산되어서 좀 편하기는 했다.
그러나 손에 스틱을 잡고 있으니 자연스레 카메라는 못꺼내게 된다.
6코스 중간 정도에 서귀포 KAL 호텔에 도착했다. 아직 절반도 안왔는데 시간이 벌써 많이 지났다.
내가 빨리 못걸어서 친구도 답답해한다.
결국 나는 여기서 코스를 마감하고 택시타고 호텔로 먼저 들어가 있기로 했다.
호텔에 들어가서 씻고 좀 쉬니 정말 살것 같았다.
몇시간 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녁먹으러 나오란다.
그런데 중간에 길에서 여자를 꼬신 모양이다. 일행이 생겼는데 같이 밥먹기로 했단다.
역시 대단한 내 친구다. 이제 나이먹고 그런짓 안할줄 알았는데 여자를 보면 본능적으로 사교성이 발휘가 되나 보다.
저녁식사로 횟집에 가서 친구가 꼬신 여자분을 만나봤다.
혼자 여행온 젊은 아가씨다. 제주도에서 혼자 온 여자를 무척 많이 봤다. 꼬실 여자가 지천에 널린 셈이다.
이분은 일주일 일정으로 와서 올레길 여러코스를 돌아보고 내일은 한라산에 올라간단다.
밥만 먹고 여자분을 보내드렸다. 숫자도 안맞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오래 같이 놀기에는 좀 쑥스러웠다.
셋째날에는 오후에 비행기 시간때문에 오래는 못있는다.
우리는 일단 7코스를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7코스 시작점인 외돌개로 향했다.
역시 7코스가 최고였다. 시작하자마자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여기가 외돌개 이다.
여기는 대장금 촬영장. 중국사람들이 엄청나게 와서 장금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밀어넣고 사진을 찍고 간다.
법환 포구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여정을 끝내기로 했다.
제주도는 참으로 평화로운 곳이었다.
올레길도 잘 개발된 트래킹 코스였다.
중간중간에 숙박, 식사 등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고 치안이나 교통도 편리한 편이라 정말 여자들 혼자 와서 몇일씩 걸어다녀도 괜찮은 곳인것 같다.
나도 다음에 좋은 카메라 사서 혼자 다시 오리라.
길에서 만나는 여자분들과 길동무도 하며 즐거운 여행이 될것 같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오사카, 교토 - 2012. 3. 30. (0) | 2012.06.06 |
---|---|
창녕 우포늪 - 2011.11.12. (0) | 2012.06.06 |
2일 - 하코네 (0) | 2009.09.19 |
1일 - 일본 도쿄 신주쿠 록본기 (0) | 2009.09.19 |
중국출장, 상하이, 항주, 소주 (0) | 2006.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