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일기

[스크랩] 종로 나들이

죠니워커 2014. 1. 17. 14:03

재택근무하는 인생이라 밖을 거의 나가지 않다보니 가끔 시내 나들이만 해도 기분이 새롭다.

오늘은 동업하는 사람하고 오래 안만나서 얼굴한번 보기로 하고 종로에 좀 일찍 나갔다.
종로는 아직도 갈때마다 새롭고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무계획적으로 발길 닿는대로 걸어본다. 지금은 번잡한 서울의 도심이지만 선조들의 역사가 배어있는곳.

저런 표지석을 발견하면 기쁨이 두배다.

한 300년전에 여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하면 아주 즐거운 상상으로 빠져든다.


걷다보니 탑골공원이 나온다. 자주 가본곳이 아니며 사실상 제대로 구경한적도 없는것 같아 들어가봤다.

3.1 운동의 역사가 배어있는 곳이다.

역시 할아버지들이 많으시다. 나도 20년후에는 여기서 소일을 하며 살게 될까.


이건 도시개발을 하며 땅속에서 출토된 각종 석재 유물들이다.

원각사 석탑이다. 세조때 세워진 것으로 설명이 나와 있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는데 옆에 어느 할아버지 한분이 슥 다가오셔서 한마디 하신다.

내가 여기 오래 다녀봐서 아는데 옛날에는 저 석탑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부속품이있었다는 것이다.

공사하는 사람들이 다 빼돌렸다는 주장이시다.



정처없이 걷다가 도착한 낙원상가. 아들한테 낙원상가 왔다고 자랑하느라 카톡 보냈다가 기타줄 사달라는 말에 돈 왕창 뜯겼다.

이곳에 오면 뜨끔하게 되는게 8년전 140만원 주고 산 야마하 알토색소폰.

한달정도 배우다 지금까지 처박아놓고 열어보지도 않는다.

마누라에게서 그 후 종종 잔소리를 들었다. 덜렁거리다 돈만 낭비한 케이스라고.

요즘 시간도 많은데 왜 배우지 못하고 있는걸까.

거울을 만나니 반갑다. 나도 돌아다닐때 내모습이 어떤지 궁금하다

걷다보니 종묘로 가는길이 나온다.

종묘... 그래 아직 한번도 구경한적 없다. 시간도 맞으니 한번 보기로 했다.

여기는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정해진 시간에 가이드 따라서 입장해야 한다.


관광해설사님 너무 예쁘다. 날씨도 추운데 한번 안아드리고 싶다.

여기 좌우의 길은 왕과 왕세자가 걷는길 즉 살아있는 사람들의 길. 중앙의 조금 높은 곳은 선대왕들의 영혼이 걷는길. 밟지마라고 되어있다.

제사상의 모습이다. 특이한건 날고기가 올라간다는것. 날고기를 먹던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왕국임을 잊지마라는 뜻이란다.


조선시대 27대 임금님들의 신위가 모셔진 정전의 배치도.

연산군과 광해군은 여기 없다.

그리고 임금님들의 초상화인 어진은 여기 없고 국립박물관으로 옮겨서 보존중이고 그나마 대여섯분의 어진 말고 나머지는 625때 부산에 피난가서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관광을 마치고 약속시간이 되어 미리 알아둔 영춘옥으로 갔다.


이집의 유명한 메뉴 뼈다귀찜. 일명 따귀.

겨울에 소주한잔 하기에는 이만한 음식이 잘 없다.

맥주를 마시니 주방 아줌마들이 왜 소주안주에 맥주를 마시는지 갸우뚱 하신다.


즐거운 나들이였다.

종로 아직 못본곳이 많다.

나이 들어서 찾으니 옛날에 못봤던 곳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종종 다니며 내가 살고있는 서울의 보다 많은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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