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일기

종로 피맛골

죠니워커 2014. 5. 13. 18:11
점심약속과 저녁약속 사이에 시간이 비어서 오랜만에 서울시내 나홀로 투어에 나선다.



시작은 종로5가.
원래 동대문시장을 구경할 예정이었는데 먼저 종로5가의 피맛골을 살짝 구경하기로 하였다.


피맛골은 조선시대에 고관대작들이 말을타고 종로 큰길을 지나가면 일반 백성들은 길가에 엎드려야 되는데

지금도 아주 활발한 생활공간인 종로는 그당시에도 시전 상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상업공간이었고

바쁘게 생업에 종사하는 백성들이 이렇게 갑자기 땅에 엎드리는걸 피하느라 종로 바로 뒷길에 말을 피한다는 뜻의 피맛골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게에 짐을 잔뜩 지고 가던 어느 상인이 갑자기 높은분 행차한다고 길가에 엎드리려면 엄청 불편했으리라.



여기는 종로5가 뒷길의 피맛골.

피맛골임을 알려주는 어떠한 표지판도 없으나 한눈에 여기가 피맛골로 형성된 뒷길의 흔적이란걸 알수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종로 피맛골은 잘 보존되고 있지 않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종로 뒷골목의 피맛골은 지금도 골목길의 흔적은 확연히 모양이 존재하나

제대로 개발 및 보존이 되지 않은 탓에 도심지 뒷골목의 허름하고 음침한 분위기의 뒷길로서 현재 모양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를 위해 작년에 찍었던 종로3가 피맛골 사진을 찾아보았다.




인사동길에서 종로3가 피맛골로 진입하는 길이 있다.



종로3가의 피맛골은 그래도 시에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 이런 벽화도 있고 골목길이 비교적 밝고 깨끗하게 정비가 되어있다.



여기는 오! 수정 영화에 배경으로 사용된 주점으로 알고 있다.




서울 YMCA 호텔 앞 쯤에 가면 저렇게 어르신들이 모여서 막걸리를 드시는 흥미로운 공간이 있다.

바로앞 가게에서 막걸리를 사서 골목길에 허름하게 펼쳐놓은 종이박스 위에 놓고 드시는 공간.

가게 옆에는 화장실도 하나 개방되어 있는데 아마도 가게 주인의 배려인듯 싶다.




이런곳들이 좀 더 의미있고 깔끔한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나 공방 등으로 개발이 될수는 없는 것일까.

현재 그런곳이 있기는 하다. 인사동 뒷길이나 북촌 뒷길은 아주 예쁜 골목길로서 관광객을 많이 불러들이고 있지.


우리 선조들의 삶의 냄새가 배어있는 역사의 현장 피맛골의 현재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