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에서 노보리베츠까지 2시간반 정도의 기차에 지정석을 못구했다.
JR패스 끊었다고 항상 우리나라 KTX같이 좌석을 받는건 아니다.
일본의 기차는 전체 차량의 1/3 정도는 자유석으로 운영된다.
100% 지정석이 보장되는 그린카 라고 하는것은 좀 비싼편이다.
다행히 너무 늦지 않아 아들과 나는 각자 떨어져 앉았으나 자리에 앉아 기차여행을 시작한다.
하코다테에서 노보리베츠로 가는 구간은 초반에는 내륙의 눈덮힌 숲속마을을 보게 되고 후반에는 해변을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구간이다.
이런게 설국열차 라는 단어와 잘맞는 풍경 아닐까.
외국의 설국열차를 타고 달리다보니 나도 마음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오간다.
한국에서 데이터로밍 무제한 신청을 해온터라 밴드에 내 친구들에게 지금 일본의 설국열차를 타고가며 느낀 감정을 적어봤다.
그때 적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설국열차가 나에게 물어본다. 멀리서도 왔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되었니?
내가 답한다.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여정이었어. 때로는 떠밀려서 때로는 앞사람만 보고 따라오다...
앞으로 남은 여정은 오로지 내선택으로 후회없는 여정이 되게 하고싶어.
그리고 함께 여행하는 내 가족들 자주 돌아보고 보살피며 종착역까지 함께 가고싶어.
노보리베츠 역에 도착하였다. 여기는 그냥 역밖에 없고 온천지역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거기 모든 온천과 구경거리 호텔이 다 있다.
노보리베츠 온천 지역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온천지역의 가장 번화가(?). 다른말로 밥먹을데가 있는 유일한 곳.
허름한 식당에서 라멘을 사먹는다.
우리 뒷편에 중국애들이 와서 먹고 나가니 좀있다 한국애들이 들어온다.
이번 여행에서 본건데 어딜가나 중국애들이 넘쳐난다. 한국애들이 보기 힘들 정도로.
온천지역 버스정류장에서도 20분거리인 호텔로 걸어서 이동했다.
눈이 많이 쌓여 바퀴도 굴러가지 않는 가방을 힘겹게 끌고가는 내 아들의 뒷모습.
태릉선수촌 국가대표 선수들 체력훈련이 이정도가 아닐까 싶다. 20분간 모래주머니 끌기...
호텔에 체크인하고 바로 구경을 나선다.
이곳에는 천연온천이 시냇물처럼 흐르는 트래킹코스가 있다.
천연족탕이다. 발을 담그기 좋은 천연온천 시냇물이다.
손을 대어보니 워낙 날씨가 추워서인지 미지근한 상태.
바깥날씨가 워낙 추워서 이 상태로 양말벗고 발을 담그기는 좀 곤란했다.
여름에 오면 좋을듯 하다.
천연족탕을 지나 오유뉴마강을 구경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도 앞서가는 관광객도 없이 눈덮힌 숲속을 홀로 헤메었고
눈이 계속 내리는 상황에 길을 잘못들어 오유누마강으로 가지 못하고 산속의 또다른 길을 실컷 걷고 내려오게 되었다.
혹시 여행정보를 얻기를 바라고 블로그 검색을 하신 분들에게는 죄송할 따름이다.
사진은 산속에서 만난 재미난 광경.
내 아들이 이름을 붙여줬다.
스시 자동차...
내년 봄까지 저 상태로 계속 있을건지...
돌아오는 길에 본 우리 호텔.
한자어를 우리 발음으로 읽으면 석수정. 일본어로는 세키스이테이.
그 이후의 사진이 없어서 올릴수가 없다.
옷벗고 들어가는 온천이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의 온천 호텔이 일본에 많이 있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 호텔에 숙박하는건 잠만 자는게 아니고 호텔의 온천 시설을 이용하고
더 중요한건 저녁식사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호텔 내부 온천 아주 괜찮은 시설이었다.
눈덮힌 숲속에서 노천온천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옷갈아입고 추울때 바로 돌아올수 있는 편의시설이 없다는것.
호텔에서 천연온천수라고 보장하고 나름 탁트인 바깥 풍경을 보면서 온천을 할수있는 시설 나름 괜찮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저녁식사, 아침식사가 보통 포함되는 패키지.
일본에서 이정도의 호텔에서 이정도의 식사를 따로 사먹으려면 아주 비쌀것이다.
한가지 색다른 경험은...
일본은 남녀 혼탕도 많이 있고 남탕여탕 구분도 없는 시설도 있다는 글을 본적이 다들 있을것인데
요즘 일본도 워낙 세계화가 진행되고 외국인들도 많이 오고 현대 일본인들은 그런 문화에 부정적일것이다.
우리나라 제주도에 이제는 똥돼지가 없듯이 일본도 현대화된 큰 리조트에는 남녀혼탕이 없다.
다만 그래도 내 눈에는 좀 색다른 경험은
남탕에 아줌마 직원이 스스럼 없이 들어와 탕에 온도를 재보고 관리업무를 하는것이나
옥외온천이 아주 나지막한 담으로 남탕 여탕이 구분되어
저쪽 여탕에서 여자들이 떠드는 소리 다 들리고 조금만 키가 크면 까치발하면 여탕이 다 보일 정도의 노천온천에서 온천을 했다는것.
나는 관심없었다.
탕안에 몸을 담근 여자들 먼 발치에서 봐서 뭐에 쓰겠나...
여행 3일차.
노보리베츠 석수정에서 아침식사도 거하게 하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송영버스를 타고 삿포로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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